통장에 5천만 원이 모였습니다. 대출을 갚자니 중도상환수수료가 아깝고, 3년이 지나면 수수료가 0원이라니 그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. 이런 고민을 하는 분이 많은데, 계산해 보면 답은 생각보다 한쪽으로 기웁니다. 수수료보다 기다리는 동안 내는 이자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.
수수료는 하루 256원씩, 이자는 하루 5,479원씩
중도상환수수료는 중도상환 금액 × 수수료율 × (3년 − 대출 경과일) ÷ 3년입니다. 날마다 조금씩 줄어드는 구조라, 5천만 원을 수수료율 0.56%로 계산하면 하루에 약 256원씩 줄어듭니다.
반면 5천만 원에 연 4% 이자가 붙으면 하루 이자는 약 5,479원입니다. 하루를 기다릴 때마다 수수료는 256원 줄지만 이자는 5,479원 나갑니다. 기다릴수록 손해가 쌓이는 셈입니다.
5천만 원, 대출 금리 연 4%, 수수료율 0.56%
대출 1년째에 갚으면: 수수료 5천만 × 0.56% × 730 ÷ 1,095 = 186,666원
3년째까지 2년 더 기다리면 5천만 원에 붙는 이자: 연 200만 원 × 2년 = 약 400만 원
대출 2년째에 갚으면: 수수료 5천만 × 0.56% × 365 ÷ 1,095 = 93,333원
1년 더 기다리면 붙는 이자: 약 200만 원
1년째: 약 381만 원 / 2년째: 약 191만 원, 지금 갚는 쪽이 유리
이자는 남은 원금 5천만 원에 연 4%를 단순하게 곱한 값입니다. 원리금균등처럼 매달 원금이 조금씩 줄어드는 대출이라면 실제 이자는 이보다 약간 적지만, 수수료와의 차이가 워낙 커서 결론은 같습니다.
수수료 0원. 대신 2년 동안 이자 약 400만 원을 더 냅니다.
수수료 186,666원을 내고, 앞으로 2년간 이자 약 400만 원을 아낍니다.
그 돈을 예금에 넣어 두면 어떨까
“갚지 말고 예금에 넣어 두면 이자를 받으니 괜찮지 않을까” 싶을 수 있습니다. 연 3% 예금에 5천만 원을 1년 넣으면 세전 이자는 150만 원, 이자소득세 15.4%(231,000원)를 떼면 세후 1,269,000원입니다. 같은 기간 대출 이자는 약 200만 원이니, 예금으로 버티면 1년에 70만 원 넘게 손해입니다.
대출 금리가 예금의 세후 금리보다 높은 한, 남는 돈으로 대출을 갚는 쪽이 이득입니다. 대부분은 대출 금리가 더 높습니다.
기다리는 게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
- 비상금이 없을 때: 갚은 돈은 다시 꺼내 쓰기 어렵습니다. 몇 달 치 생활비는 남겨 두고 나머지로 갚으세요.
- 곧 큰돈이 필요할 때: 몇 달 뒤 이사나 잔금처럼 쓸 곳이 정해져 있다면, 갚았다가 다시 빌리는 것보다 들고 있는 편이 낫습니다.
- 대출 금리가 아주 낮을 때: 예금 세후 이자가 대출 이자보다 많다면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.
많은 은행이 매년 대출 원금의 10% 정도는 수수료 없이 갚게 해 줍니다. 그런 상품이라면 3억 원 대출에서 3천만 원까지는 수수료가 0원이라, 5천만 원 가운데 나머지 2천만 원에만 수수료가 붙습니다(1년째, 0.56% 기준 74,666원). 갚기 전에 내 대출의 면제 한도를 은행에 확인하세요.
중도상환수수료는 숫자가 눈에 보여서 아깝게 느껴지지만, 기다리는 동안 조용히 빠져나가는 이자가 훨씬 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. 갚을 금액과 대출일, 수수료율을 넣어 오늘 갚을 때의 수수료와 아끼는 이자를 직접 비교해 보세요.
내 숫자로 바로 계산하기중도상환수수료 계산기열기 →참고한 공식 자료
이 글은 2026년 10월 20일 기준 법령과 공식 안내를 바탕으로 썼습니다. 제도는 바뀔 수 있으니 중요한 결정 전에는 공식 기관에서 다시 확인하세요.